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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토리노파이널 후기 _ 여기는 아직도 토리노 본문
글 볼래님 (2007.12.18. 18:03)
이런저런 이유로 토리노에 도착한 저는 일정이 길어서 공식연습부터 볼 수 있었습니다.
공식연습날에 볼일을 좀 봐두고 급하게 준비해서 토리노로 날아오신 break the rules님과 함께 파이널이 열리는 팔라벨라 경기장으로 갔습니다. 경기장은 공식호텔에서 20분 정도 걸어가면 되는 거리에 있는데 그리 크지는 않지만 디자인강국 이태리의 경기장답게 아담하고 세련된 느낌이 납니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회색과 철제의자로 안정감이 드는 분위기고 붉은 색으로 포인트를 줘서 굉장히 모던한 느낌입니다. 객석이 많지는 않지만 그걸 감안한다고 해도 어느 좌석에서나 빙판이 잘 보이도록 설계가 되어있습니다. 유리팬스를 사용해서 시선도 걸리는 부분이 없었구요.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아요. 객석의 의자가 등받이가 없어서 조금 불편한 것이 흠이었지만 경기장 크기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요. 조금 더 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공식연습날 다른 선수들 연습까지 볼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럴 여유는 없어서 연아선수가 나오는 여자싱글 연습시간....그리고 그 직전의 남자싱글 연습시간만 잠깐 봤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시합을 앞둔 선수들의 연습시간은 꽤나 살벌합니다. 관객석에서도 긴장감을 느낄 정도니까요. 간혹가다 박수가 터지기도 하지만 그냥 조용히 지켜보게 됩니다. 왠지 방해해서는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카메라가 후져서 연아선수 사진은 제대로 찍힌것이 없지만 작게 나온거라도 한장....^^;;
드디어 쇼트경기날이 되었죠.....아침부터 서둘러 배너챙겨두고 기다리다가 일찍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관객들의 시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 설치된 유리팬스가 많아서 배너를 붙일 곳이 마땅치 않을 것 같았거든요. 일찍 경기장에 온 덕분에 가장 좋은 위치에 준비해 온 Alawys with YU-NA 배너와 태극기를 붙일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한국에서 온 분들이 많았는지 연아선수의 배너가 많이 붙더군요. 제가 준비해 간 배너가 너무 크지 않을까 걱정도 했었는데 다른 건 더 크더라구요...^^;;
암튼 배너사진......^^
쇼트날 본 여러가지 장면은 이미 기억저편으로 사라졌습니다. 연아선수가 등장해서 연기를 마칠때까지 그냥 조용히 지켜봤구요. 연아선수의 연기가 끝나고 점수발표까지 보니 기운이 쭉 빠지더군요.....^^;;
아침부터 이런저런 일들을 했었기 때문에 쇼트가 끝나고 얼른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페어를 못 본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그날은 제 상태가 영 별로인데다가 그 다음날도 생각해야 했었거든요....^^;;
그래도 연아선수의 연습장면 한두장 건졌습니다.
프리날.....다른 일정때문에 댄싱과 남자싱글의 프리는 표를 가지고 있었는데도 보지 못했습니다. 두고두고 아쉬울지 모르지만 사정이 그렇게 되었네요....그래도 연아선수의 경기를 지켜볼 수 있어서 충분히 좋았습니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어제 배너를 걸었던 자리에 배너를 걸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 자리에 다른 선수의 배너가 아니라 연아선수의 또 다른 배너가 걸렸으니까 그걸로 충분하다고 할까요..*^^*
그래도 가져온 배너를 걸고 싶어서 스텝의 도움을 받아서 구석자리에 걸었어요. 배너가 삐뚤게 걸렸지만 거기엔 작은 에피소드가 하나....^^;; 역시 피겨쇼와 경기의 차이는 엄청나게 큽니다. 선수도 응원단도 필사적이라고 할까......아주 격한(?)상태라서 서로들 조심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어찌되었건 경기는 시작....주사위는 던져졌구요.
첫선수였던 마오선수부터 분위기가 고조되는 바람에 연아선수가 연기를 마칠때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졌지요.
자세한 것은 모두 경기를 지켜보셨으니 쓰지 않겠습니다.
점수가 발표되고 연아선수의 우승이 확정되니 너무 기분이 좋아서요. 그 전에 있었던 모든 일들은 모두 잊었습니다.
메달을 받는 장면은 뒤에서나마 찍었군요.
너무 기쁘고 또 피곤하기도 해서.....또 바로 숙소로 뛰어왔네요......^^;;
연아선수도 기분 좋은 밤이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갈라날은 사진이 없어요. 카메라도 없었구요.
갈라때의 분위기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역시 유럽관중은 조금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구요. 자국선수인 카로에 대한 이탈리아 사람들의 애정이 많이 느껴지는 하루였습니다. 환호와 박수, 배너가 물결치지는 않았지만 현장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 애정이 느껴지셨을거에요. 다른 선수들에 대해서도 모두 호의적이고 따뜻한 반응이었습니다. 뭐랄까 뜨겁진 않지만 따뜻한 느낌이고 피겨경기도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고 일상에 녹아있는 느낌이랄까.....전 굉장히 좋았어요. 선물이나 꽃이 쏟아지지는 않아도 선수들이 충분히 관객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연아선수요??
피날레를 장식하는 연아선수는 당연히 특별합니다.
분홍색 옷을 입고 등장하니 뒤에서 웅성웅성합니다. 밤비나~ 밤비나~ ^^;; 완전 사랑받는 연아선수??ㅋㅋㅋㅋ~
저스트 어 걸은 박수를 치기가 상당히 힘든 곡이라 감상하는 분위기였구요. 저도 마찬가지....^^;;
박쥐앵콜에서는 박수를 유도하니 금방 함께 호응을 해줬습니다. 쌩유~ 이탈리아~
그렇게 그랑프리 파이널이 끝나버렸어요...^^;;
갈라쇼가 끝난 이후에는 방켓에 가는 선수들과 팬들로 로비가 북적북적했던거 같았는데....전 또 밥먹고 일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가 없네요.
그리고 다음날인 월요일 아침에는 선수들이 모두 떠나버려서 밥먹는 식당조차도 한산했습니다.
연아선수도 캐나다로 돌아갔구요......아쉽지만...^^;;
연아선수 기분 좋은 마음으로 돌아가서 얼른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랍니다.
우승 축하요!!!!!!!!
참 재미있는 에피소드 한가지...^^
아침마다 조금 일찍 일어나게 되어서 조용한 복도에 나가 일을 하곤했었는데....
우연하게 Blades on Ice라는 미국 피겨잡지의 기자 한분을 만나게 되었어요. 알렉산드라 할머니....^^;;
사실은 둘 다 잠을 못자고 일을 했던거지만 같이 일하게 되는 바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3일 동안은 같이 일한 것 같아요...ㅋㅋㅋㅋ ^^;;
연아선수를 잘 알고 있었고......한국에도 두어번 온 적이 있었던 것 같구요.
토리노에 있는 기간에는 취재와 함께 지난 쥬니어그랑프리 기사를 작성하고 계셨어요.
무려 69년부터(제대로 들었을까욤?? ㅋㅋㅋ) 모든 세계선수권과 그랑프리를 지켜보셨다고 하는군요.....
저로서는 상상이 가지 않는 내공이랄까....^^;;
파이널 우승이 확정된 이후에 연아선수가 아주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었습니다.
친절한 할머니가 선물로 최근에 나온 잡지 두권을 주셨어요. 여자싱글에 관한 특집호였는데 연아선수 사진도 한장 실려있었습니다......우연하게 너무 좋은 선물을 받게 되었네요....^^
덤으로 돔샤 쇼트사진....호두까기 인형이 생각나는 의상......그리고 프리를 못봐서 너무 아쉬운....^^;;